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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살인자의 기억법_김영하

by ayubowan 2014. 12. 29.



살인자의 기억법

저자
김영하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3-07-2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무서운 건 악이 아니오. 시간이지. 아무도 그걸 이길 수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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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랜만에 읽은 책이다. 


2.

짧은 문장과 간결한 문단으로 구분되어 눈에 쉽게 들어온다. 

김영하 소설은 처음인데 재미있네.


3.

이야기의 전개가 거침없다.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연쇄살인법이 1인칭 시점에서 서술한 이야기이다. 젊은 시절에 수의사였고 가정 폭력을 행사하던 아버지를 죽이면서 시작한 살인으로 젊은 시절을 보낸 주인공은 이제 치매에 걸려 딸의 병수발을 받는 신세이다. 연쇄 살인범이 문화센터에서 시를 배우고, 6.25에서 살아난 아버지가 아들에게 죽고, 본인이 살해한 부부의 자식을 딸로 키우는 그러니깐 주인공을 둘러싸고 있는 복잡한 이야기들이 쉼 없이 쏟아져 나온다. 그래서 결국에 끝까지 책장을 넘기게 만드는 글이었다. 


시간의 힘, 기억의 부질없음, 역설적 상황 -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이다. 


4.

작가가 마지막에 쓴 글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조정래의 대하소설들을 읽으면서 작가는 소설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재미가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래서 자신이 만들어낸 인물이 설정된 세계에서 역할을 다하는 이야기를 쓰는 것이 작가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소설을 읽을 때면 그러한 세계를 창조해내는 '생각'의 힘에 감탄 하고는 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치매에 걸린 연쇄살인범이라니 얼마나 기발한 발상인가. 지난 금요일 연구실 송년회 자리에서 교수님이 했던 말씀이 떠올랐다. 미생에 나온 대사라며 소개해주신 "격식을 깨지 않으면 고수가 될 수 없다"란 말도 떠오르고. 세계를 창조하는 작가의 힘에 감탄하며 작가의 글을 보았는데 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