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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어린 왕자 (철학카페에서 문학 읽기)

by ayubowan 2009. 5. 20.

철학카페에서 문학 읽기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김용규 (웅진지식하우스,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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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카테고리 외국어
지은이 생텍쥐페리 (삼지사,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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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4
인간은 자신을 인간으로 알아주는 상대 앞에서만 인간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그런 상태가 없는 곳에서는 자신마저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따라서 그런 상대와의 만남만이 진정한 만남이라는 것을, 그렇지 않은 만남은 아예 만남이 아니라는 것을, 외로운 것은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만남이 없어서라는 것을, 만남이 없는 모든 장소가 곧 사막이라는 것을, 사막은 도시에도 있다는 것을 그는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어린 왕자>를 썼습니다.

p80
그래, 지금 나에게 너는 수많은 다른 아이들과 다르지 않은, 그냥 어린 소년에 불과하단다. 그리고 지금 나에겐 네가 없어도 돼, 물론 너에게도 나는 수많은 여우 중 한 마리일 뿐이겠지만. 그렇지만 만일 네가 나를 길들이면, 우리는 서로가 필요하게 되지. 내게는 네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아이가 될 것이고, 나도 너에게 유일한 존재가 될 거야.....

p85
만일 1인칭인 '나'가 3인칭인 '그'나 '그녀'와 어떤 관계를 맺을 때, 드디어 '그대'라는 2인칭이 기적과 같이 탄생하지요. 나는 그에게, 그는 나에게 서로 '그대'라고 부르는 관계가 탄생합니다. 그리고 비로소 서로의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인정하고, 서로에게 응답하며 배려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럼으로써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사물들의 세계'에서 '의미와 가치의 세계'로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Comment

작년 여름에 서울에 막 올라왔을 때 그랬다.
기숙사에 살던 때와는 다르게 문 밖을 나서면 차도 지나다니고, 사람들고 아침부터 밥까지 쉴새없이 집 앞을 지나가지만 그런 북적임과는 다르게 혼자인거 같은 느낌. 그리고 실제로 혼자인 나를 보며 외로워했다.
괜히 연락이 뜸했던 사람들에게 문자로 연락하고 전화하고 그렇게 나와 2인칭의 관계인 사람들에게 하소연 하면서 말이다.

이제 벌써 서울에 온지도 1년이 다 되가지만,
아직도
여전히
나는 도시라는 사막의 한가운데 떨어진 여행자라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다.

언제쯤
이곳 '서울'에 적응될까.

그래서,
더 헤어진 옛 연인이 생각나고 그랬던 건지도 모른다.

그래서,
요즘 여자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면 안되는데;;;


p.s.
일맥상통한다고 생각되는 시 하나;)

'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