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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_유현준

by ayubowan 2019. 4. 28.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국내도서
저자 : 유현준
출판 : 을유문화사 201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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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생각을 깊이 있게 할 여유가 없어서 그런가 아니면 생각을 조리있게 정리할 능력이 없어서 그런가 독후감을 쓰는 일이 쉬이 되지 않는다. 어렴풋하게 느껴지는 느낌은 있는데, 말로 풀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나중에 이런 책 읽었어요 라고 말하려면 필요할 것 같아서 꾸역꾸역 적어본다. 독서모임에서 책에 대한 생각을 나누며 읽으면 좀 나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2.

유현준 건축가의 두 번째 책이다.

 

걷고 싶은 거리, 뜨는 거리, 도시의 미, 시선권력으로 살펴본 도시, 뉴욕 이야기, 강남 이야기, 강북 이야기, 종교 건축, 공원, 사무실, 아파트, 정보로서의 건축, 건축 디자인, 동양과 서양의 차이, 건축과 자연의 관계 등에 대해서 비전공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여졌다. “건축은 건축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건축주, 사용자와 함께하는 일이기 때문건축 전공자 밖의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서썼다는 목적에 부합하는 책이다.

 

하지만 각 장에서 지나치게 넓은 내용을 다루어서 산만한 감이 있다. 다양한 시각에서 독자의 주의를 환기시키기는 하는데, 결론에서 전달하는 메시지가 불분명하달까. 그럼에도 도시를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도시를 만들고 도시는 사람을 만들며 끊임없이 진화하는 유기체로 도시를 바라보는 관점은 충분히 잘 전달된다.

 

사람들 간의 단절을 심화시키는 건축이 아니라 사람과 자연 그리고 도시를 서로서로 조화롭게 하는 건축이 많아지길 기대해본다.

 

- 아래에는 본문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

 

3.

걷고 싶은 거리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휴먼 스케일(Human scale)의 체험이 동반되어야 한다. (21)

 

팰럼시스트(Palimpsest, 복기지): 양피지 위에 글자가 여러 겹 겹쳐서 보이는 것을 말한다. – 중략 건축에서는 오래된 역사적 흔적이 현재의 공간에 여향을 미치는 것을 은유적으로 설명할 때 사용되고 있다. (143)

 

뇌 연구가 앤드류 스마트의 책 [뇌의 배신]에 의하면 사람은 아무 일도 안하고 멍 때리거나 명상을 하거나 빈둥거릴 때, 즉 뇌의 상태가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되었을 때에 창의적이 된다고 한다. (225)

 

왜 우리나라 관광객들은 서울의 네온사인 광고판은 싫어하면서 해외의 간판에는 열광하는 것일까? 비슷한 예로 홍콩의 밤거리를 가보아도 건물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간판들이 도시의 얼굴을 덮고 있다. 길거리 위까지 간판이 걸려 있어서 서울보다 더 심하다. 그런데 정작 관광객으로 해외에 나가게 되면 우리는 이런 홍콩의 뒷골목 간판들을 매력적인 그 지역의 특징으로 생각한다. – 중략 이것은 문화의 사대주의 때문이 아니라 개인의 지식적 배경에 의해서 외부 환경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 중략 그 간판을 정보로 이해하느냐 아니면 장식으로 이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할 수 있다. (250-251)

 

더운 날은 더워야 하고 추운 날은 추위를 느껴야 한다는 철학이다. (350)

 

특강을 하다 보면 종종 어떻게 하면 한국적인 건축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접한다. 필자는 일단 이 질문에 한국적인 것과 조선적인 것은 다르다는 말로 시작한다. (3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