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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700_그림 보여주는 손가락

by ayubowan 2008.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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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보여주는 손가락", 김치샐러드 지음
(힐끗 보면 가운데 손가락을 들고 있는 거 처럼 보이지만 다들 오해 말도록!ㅋ)

밀레이, 오필리어
미쳤다는 게 뭐야? 자연스럽지 않다는 거잖아.
하지만 미친 게 오히려 더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도 있어.
자연계의 눈으로 보면 미친 상태야말로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이야.

너 미친년이 주가 등락 폭에 민감하거나 무리해서라도 명품 백을 살까
말까 고민하는거 봤어? 이런 건 인간이 만들어낸 비자연적인 것들이야.
일단 미치면, 피를 말리는 주식의 숫자놀이나 가식 등은 무의미해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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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 The bridge at trinquetaille
나는 이렇게 슬픔에서 허우적대고 있는데,
세상은 보란 듯이 잘만 돌아가.
이럴 때 사람은 더욱 비참한 심정이 되지.

지금 당장 검색창에 '죽고 싶다'라고 쳐봐.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싶다고, 괴롭다고, 힘들다고, 슬프다고 말하고 있어.
아주 드물겠지만 어쩌면 이 중에 자살한 사람이 있을지 몰라.


대부분은 자기 좋아하는 것만 바라보고,
 친한 사람과 이야기하고,
해야 할 일을 하기에도 바쁘거든
하지만 나와 아무 관계가 없은 사람이 쓴 이 글들을 읽어보면
심각하게 와 닿지 않아.


내가 모르는 한 개인의 슬픔은 쉽게 외면해 버리는 거야.
그게 현실이고.
이 그림처럼


아르첸, 푸줏간
인생이 순대 같아.
돼지 창자를 비운 다음, 그 안에 당면과 여러 양념을 채워 넣어.
꾸역꾸역 처음부터 끝까지 동일하게 채우면 순대가 완성돼.

인생이라는 창자에
매일매일 의미 없는 일상을
세월의 힘으로 꾸역꾸역 채워나가다 보면,
언젠간 처음부터 끝까지 무의미한 나날들로 꽉 채워진 순대가 완성되겠지.
완성된 다음엔 잡아먹히는 거야. 저승사자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