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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달빛요정을 기억하며...

by ayubowan 2010. 11. 6.

좋아하는 가수가 누구냐고 물으면 대답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고 
[인디음악]이라는 것에 관심을 갖게 해준 그가 갔다. 

지금까지 수 많은 배우와 개그맨, 가수라는 [공인]들의 죽음을 뉴스로 접했지만,
이런 감정과 느낌은 처음이다. 내가 처음으로 좋아한 [노래하는 사람]이어서 그리고 그의 노래와 가사에 깊히 공감했기 때문이리라.

내 발모가지 분지르고 월드컵코리아 내 손모가지 잘라내고 박찬호 20승
세상도 나를 원치 않아 세상이 왜 날 원하겠어 미친 게 아니라면
절룩거리네
절룩거리네
절룩거리네 
-절룩거리네-

내가 힘들 때 왠지 같이 절룩거리고 있는 것 같고, 

졸업하고 처음나간 동창회 
똑똑하던 반장놈은 서울대를 나온 오입쟁이가 되었고
예쁘던 내짝꿍은 돈에팔려 대머리 아저씨랑 결혼을 했다고 하더군
하지만 나는 뭐 잘났나
-스끼다시 내 인생-

서울대를 나온 오입쟁이의 모습은 아닌 지 반성하게 하고,

축배를 들어라 오늘을 위해서 
내일을 향해서 축배를 들어라
-축배-

내일을 향한 희망의 기운을 북돋아 주었던 그의 노래가 깊은 여운으로 남는다.

이제와서야 공연 한 번 보러갈 걸 하는 후회가 든다.
노래만 열심히 듣다가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었고-
음반을 사고 배송료를 깜박하고 보내지 않았는데 친절히도 보내주었었다.
포장을 열었는데 묻어 나온 담배 냄새도 그리워지려 한다.

누가,
그의 빈자리를 매울가 매울 수 있을까?

월수입 100만원을 꿈꾸며 소박하지만 열정적이고 진지하게 자신만의 음악을 했다고 기억하는 달빛요정-
하늘에서는 결코 절룩거리지 말고 내일을 위한 축배만 드세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