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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ICA/국내훈련

10th - 국립중앙박물관 관람

by ayubowan 2010. 11. 12.

처음으로 일반 단원들과 같이 어울릴 수 있는 자리이다. (참고로, 이번 60기는 협력 요원과 일반 단원들이 각각 양재와 용인에서 국내 훈련을 받았다. 보통은 같이 받았다고 한다.) 

따라서,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협력 요원들은 일반 여자 단원들을 만난다는 설레임에 평소에 끼지 않던 렌즈와 왜 가져 왔나 싶던 왁스를 꺼내서 열심히 바르고 단장했다. 마치 군인들이 휴가 나갈 때, A급 군복과 군화에 열심히 광을 내듯이 말이다. 그러면 뭐하나 남들이 보면 다 군바리 인 것을ㅋ

자세한 전후사정은 차치하고 총 155명의 단원들을 6개 조로 나누어 3개 조는 도장만들기, 전시관 해설관람 순으로, 나머지 3개 조는 순서를 바꾸어 국립중앙박물관을 관람하였다. 해외에 나가서도 사용할 수 있으며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도장을 소개할 수도 있기에 한글 도장을 공들여 파는 시간을 갖고 후에 조별로 나누어 박물관을 관람하게 되는 것이다. 


도장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듣고 나서 재료와 공구를 지급받고 나면 자신이 파고 싶은 문양이나 글귀를 양각 혹은 음각으로 새기면 된다. 다 새기는 사람부터 진득진득한 전통 인주를 도장에 '톡톡' 묻혀서 자신만의 엽서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한지라서 붓으로 글씨를 쓰면 멋들어진 한 장의 엽서를 얻을 수 있다. 
(생각보다 훌륭한 도장이 만들어지니 난 손재주가 없네 하는 걱정일랑 접어두자. 혹여나 정말 못할 것 같으면 도움을 요청하면 된다. 건장한 체구의 남자 선생님들이 스스슥, 샤샤샥 도장을 파주신다.)

이어지는 전시관 해설 역시 유익하다. 국사 시간에 책에서 보던 그리고 내가 살던 대전의 박물관에서는 잘 볼 수 없었던, 자주 갔던 공주와 부여 그리고 경주의 박물관에서도 서울에 있어서 모조품으로만 보던 그 작품들이 실제로 서 있다. 박물관을 좋아한다면 매우 좋은 설명 평소에 좋아하지 않더라도 '반가사유상'의 이상하리 만큼 온화한 미소와 천마총에서 나온 화려한 금관을 본다면 누구라도 흥미를 가질법하다. 

본의 아니게 한국을 대표하여 외국에 나가는 일원으로
민족주의나 식민주의의 마음에서 자국의 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아니라 정체성의 측면에서 
자신이 속한 나라와 집단의 문화와 역사를 아는 것은 중요하다는 생각을 자주 하고는 했는데-
여기는 왜 이제야 왔는지 모르겠다. 

여자 사람 일반 단원을 만난다는 들뜸이 아니더라고,
국립중앙박물관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