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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ICA/국내훈련

21th - 연탄은행 봉사실습

by ayubowan 2010. 11. 16.


어릴 적 생각이 많이 났다. 그리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시골이어서 그랬는지 어릴 적 우리집은 나무로 아궁이에 불을 때는 온돌방과 연탄을 사용하는 방이 있었다. 열심히 생각해봐도 언제까지 연탄을 사용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마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 였던걸로 기억된다. 집 뒤편 창고에 가득 쌓인 그리고 쌓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연탄을 갈던 기억은 없지만(어머니가 주로 하셔서-)
밝은 미색으로 변한 다탄 연탄을 던지고 깨던걸 즐긴 기억은 또렷하다. 
발로 차서 부수는 맛이 있었는데-쩝.

그리 많지 않지만 너무 오랜동안 연탄과 떨어져 있어서 인지
10여년 만에 조우한 연탄이 어색하다. 
내가 그 때 만지던 그 연탄과 거리감이 느껴졌다. 뭐랄까 다른 세계의 것 같기도 하고 내 기억 저편의 무언가를 자극해주는 것 같기도 하고 뭐 그랬다.

나의 이러한 감상과는 무관하게
오랜만에 손에 들린 연탄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고-
[노동]을 하게 만들었다. 그래도 예전 우리 집처럼 경사가 급한 동네가 아닌데다가 연탄은 작고 사람은 많아서 일은 수월하게 진행됐다.
적절한 휴식 시간과 
맛있는 도시락 그리고 오뎅까지-
참,
좋은 환경이다란 생각이 들만큼.

오전과 오후 조금 맛봤다 싶을 만큼의 봉사와 일을 하니 하루 일과가 끝났다. 
더 하려니 조금 힘들고 여기서 끝내려니 조금 아쉬운 딱 그정도. 

그러고는 사고가 났다. 
나의 머리에서 시작되서 나의 손에서 끝난. 잠시 장난치려고 한 건데 말이다. 뭐든 잘못되려면 항상 그런 법이니 이제 와서 왜 그랬냐고 자책하는건 의미 없다. 나도 의도는 그게 아니었으니깐. 결과적으로 굉장히 미안한 '짓'을 했고 다행히 잘 마무리되었다. 이걸로 국내훈련 사고 일지가 끝이 났어야 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정말 어릴적 기억을 되새기고 연탄과의 즐거운 추억과 새로운 추억에 들튼 나머지 
결국에는 사고로 끝난-참 다이나믹 하루였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