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ook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_줄리언 반스

by ayubowan 2013. 1. 29.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저자
줄리언 반스 지음
출판사
다산책방 | 2012-03-26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40년 전의 편지 한 통이 불러온 거대한 비극!영어권 최고의 문...
가격비교



1.

문장이 익숙하지 않아 글을 읽는데 시간이 좀 걸렸지만, 
끝까지 읽고 앞의 내용을 다시 음미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에 두 번 읽게 된 책이다. 


이해력이 좋은 편이 아니라 그런지 - 

문장이나 표현이 팍팍 와닿지 않았는데, 두 번 읽고 나서야 다 읽고 나니 아 - 하게 되는.

그런 책이었다.


2.

사람의 기억이란 것이 얼마나 개인적이고 편협한 건지 
때론 얼마나 왜곡될 수 있는 것인지

나도 나의 기억에 대한 확신을 좀 줄여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3. 본문 중에서


중점적인, 불변의 사실 하나만 아니었어도 우리가 롭슨에게 그 정도로 가혹하게 굴진 않았을 것이다. 그것은 롭슨이 우리 또래였고, 우리의 기준에선 범상했는데도 불구하고 여자를 사귄 것은 물론이요, 동시에 논의의 여지없이 그 여자와 섹스까지 했다는 사실이었다. 잡논의 새끼! 왜 우리가 아니고 그놈인가. 우리 중에 하다못해 여자를 사귀려다 실패한 놈조차 없다는 건 어찌된 노릇인가. 30p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입니다. 34p


과거, 조 헌트 영감에게 내가 넉살좋게 단언한 것과 달리, 역사는 승자들의 거짓말이 아니다. 이제 나는 알고 있다. 역사는 살아남은 자, 대부분 승자도 패자도 아닌 이들의 회고에 더 가깝다는 것을. 101p


누구나 그렇게 간단히 짐작하면서 살아가지 않는가. 예를 들면, 기억이란 사건과 시간을 합친 것과 동등하다고. 그러나 그것은 그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기이하다. 기억은 우리가 잊어버렸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말한 사람이 누구였더라. 또한 시간이 정착제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용해제에 가깝다는 사실을 우리는 명백히 알아야만 한다. 111p


우리는 살면서 우리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얼마나 자주 할까. 그러면서 얼마나 가감하고, 윤색하고, 교묘히 가지를 쳐내는 걸까. 그러나 살아온 날이 길어질수록, 우리의 이야기에 제동을 걸고, 우리의 삶이 실제 우리가 산 삶과는 다르며, 다만 이제까지 우리 스스로에게 들려준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우리에게 반기를 드는 사람도 적어진다. 타인에게 얘기했다 해도, 결국은 주로 우리 자신에게 얘기한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165p


그후로 기억은 더 불확실해지고, 더 중복되고, 더 되감기하게 되고, 왜곡이 더 심해진다. 젊을 때는 산 날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삶을 온전한 형태로 기억하는 게 가능하다. 노년에 이르면, 기억은 이리저리 찢기고 누덕누덕 기운 것처럼 돼버린다. 충돌사고 현황을 기록하기 위해 비행기에 탑재하는 블랙박슥와 비슷한 데가 있다. 사고나 일어나지 않으면 테이프는 자체적으로 기록을 지운다. 사고가 생기면 사고가 일어난 원인은 명확히 알 수 있다. 사고가 없으면 인생의 운행 일지는 더욱더 불투명해진다. 182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