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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4월 다섯 번째, 지나가기_김규화

by ayubowan 2013. 5. 16.

<지나가기>


김규화


왔다가 가는 데는 걸림이 없기.

그림자 가리다가 가는 것 같이

미풍이 살랑이다 그친 것 같이

기대란 철없다, 열정은 쉽게 탄다.

시냇물이 냇가의 포플러나무

내려보는 곳에 흐르듯

그렇게 보고가기.

참으로, 약속은 않는 준비를 하자.

동구밖 나무가 마을 바라보듯이

나뭇가지 새로 바람 지나가듯이

물이 되어 물과 섞어지게하고

영원 속의 영원이 되어,

참으로, 약속은 않는 준비를 하자.

해를 가리고 지나가는 구름같이

모양이 없는 몸 속의 마음 같이

그냥 내쉬는 숨같이

왔다가 가는 데는 걸림이 없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