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ook

장하준, 정승일의 격정대화 쾌도난마 한국경제_이종태

by ayubowan 2012. 11. 9.



0. 

두서 없는 나의 읽기 - 독서 - 에 또 한 권의 책이 손에 들렸다. 책 표지가 별로 끌리지 않았으나 경제 관련 상식을 넓혀볼 요량으로 들었는데 제목만큼이나 격정 넘치는 대화에 술술 그리고 슥슥 읽을 수 있었다. 혼란스럽고 정리되지 않던 경제 관련 개념들과 최근 우리사회가 겪고 있는 변화의 흐름이 머릿 속에 비로소 제자리를 찾고 정리된 느낌이다. 


1.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같이 간다고 생각했던 나의 '상식'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은 것 - 이제라도 제대로 이해한 것에 감사해야지 - 이 어쩌면 가장 큰 수확이리라 .


정치적 체계를 일컫는 민주주의를 위해 꼭 경제 체계가 자유주의일 필요는 없는데 우리는 은연 중에 혹은 과거의 프레임/인식에 갇혀서 자유민주주의가 최선인 것으로 주입 받지는 않았는지. 자유주의에 반하는 그러니까 반자유주의라고 하면 좌빨이니 빨갱이니 하며 어느새 반민주주의의 사고를 가진 사람이 되버리는 지금의 프레임을 바꿀 수 있을까.


2.

경제 발전을 이루기 위해 꼭 박정희 처럼 유신 독재를 감행해야 했는가 하는 것은 논쟁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경제 발전이 좋으냐 나쁘냐는 논쟁이 필요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중략 - 경제 발전이란 것은 단순히 잘 먹고, 좋은 옷을 입게 되는 것 만은 아닙니다. 병을 앓지 않고, 오래 살고, 어린 자식을 잃지 않도록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경제 발전입니다. 

p51, 장하준


배낭 여행을 다니며 그리고 스리랑카에 살면서 경제 발전이 과연 좋은 것일까? 조금은 부족했던 지난 과거를 아름답다고 회상하는 것이 단순히 과거여서 일까? 아니면 정말 경제 발전으로 자본주의가 체내화되면서 돈의 횡포에 시달려서 일까? 와 같은 질문들을 했던 적이 있다. 경제 발전을 어떻게 바라보냐의 차이라고만 생각했는데 - 이 글을 읽고 보니, 장하준의 말처럼 경제 발전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자유주의 혹은 신자유쥐의 체제 하의 발전이 잘못됫 것이라는 설명이 와 닿는다. 


경제 발전이 각박한 세상을 만들고 금전에 매몰된 인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방향으로의 발전이 이러한 문제를 야기한다는.


3.

지금 시장 논리가 우리 사회 전반을 지배하면서 모든 경제 주체가 '우선 나만 살고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에 따라 한국 사회가 갈가리 찢겨 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 중략 - 제가 보기에는 노동자와 정부와 자본이 각각 최소한의 수준으로 나마 사회를 통합시켜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는 만큼 그 책임의 달성을 위해서라도 합의해야 한다는 겁니다. 

p219, 정승일


요즘 대통령 후보들이 매일 이야기하는 대타협 혹은 사회적 대통합이 가능할까? 사실 한 명의 사람으로 살아 갈 때도 자기 생각만 하느라 양보가 쉽지 않은데 회사 혹은 소속 기관에서도 자신들의 이익 만을 바라보는데 사회적 대타협이라니. 상상이 되지 않기는 하지만 이런 아름다운 일이 조만간 그리고 조속히 일어나길 기대해 본다.


바른 길을 위해 서로 양보하며 사는 세상이 - 오겠지.


4.

희망을 발견함과 동시에 좌절을 경험하게 되는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