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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장정1,2_김준엽

by ayubowan 2011. 10. 26.
장정.1:나의광복군시절(상)
카테고리 시/에세이 > 인물/자전적에세이
지은이 김준엽 (나남, 199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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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2:나의광복군시절(하)
카테고리 시/에세이 > 인물/자전적에세이
지은이 김준엽 (나남, 198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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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병으로는 1호로 일본군을 탈출하여 독립운동에 투신했으며,
이 후 학자로서의 삶을 살아온 고 김준엽의 자저선.

1권, 2권은 장준하와 임시정부를 찾아 험한 장정을 함께한
그의 학병 징집부터 광복 후 중국에서의 생활을 그리고 있다. 

장준하의 돌베개를 읽을 때와 같은 심정이다. 


신념을 세우고 치열하게 사는 젊은이의 이야기가
나의 생활을 돌아보게 한다.  


장정 1.
유서는 어머님에게, 내가 "어머님보다 먼저 죽게 되어 어머님에게는 큰 불효 자식이 되겠지만 우리 민족의 해방을 위하여 싸우다가 죽은 것이니 슬퍼하지 말아주십시오"라느 내용이었다.
내가 나이 스물둘에 이러한 결의를 하게 되기까지에는 내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판단을 할 당시의 나를 되돌아보면, 그때 나는 세상만사를 다 알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누가 뭐라 해도 내 소신대로 움직인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이때의 생각이나 나의 자세는 뚜렷한 것이기 때문에 훗날 내가 대학에서-특히 총장으로서 학생들을 지도할 적에는 항상 이때의 나의 모습을 되새기면서 처신하였다. 내가 그 나이에 그렇게 자신만만하였으니 오늘날의 젊은이들은 더할 것이 아난가! 소신의 내용이 옳고 그르고는 다음의 문제이고, 기본적으로 젊은이들의 정의에 불탄 당당한 태도를 나는 충분히 이해할 뿐만 아니라 인생에서 대단히 중요한 것으로서 기성세대는 이를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믿는다장정 1. 67p

장정 2. 
'국가흥망 필부유책'이란 말이 생각났다. 필부에 지나지 않는 보잘것없는 나이기는 하지만 국가흥망에 책임이 있는 것은 틀림없는 일이다. 그러나 '때'를 잘 택해야 한다. 값어치 있는 일을 해야 하지 무엇이나 닥치는 대로 한다는 것은 동물적이고도 무책임한 것으로 생각했다. '때'는 참고 기다려야 한다. 
-중략-
기회는 늘 오는 것이 아니다. 기회가 기회라고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기회는 있을 때에 붙잡아야지 지나간 다음에는 잡을 수가 없는 것이다. 기회라는 것은 앞으로 머리카락이 생기고 뒷면이 대머리가 되어 있는 괴상한 사람 머리와 같아서 앞에서 잡아야지 뒤에서는 잡기 어렵다는 말이 생각났다. 장정 2. 172p

사람이 모이면 반드시 문제가 생기는 법이고 기관장의 능력여하는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슬기롭게 원만하게 해결하는가에 따라 평가되는 법이다. 따라서 기관장은 항상 무슨 문제가 있는가 하고 세심하게 살펴야 하고 또 기관장의 의도를 충분히 알리면서 소속 인원의 자발적인 지지와 협력을 충분히 얻어야만 된다는 것도 배웠다. 모든 일에 기관장은 솔선수엄하여야만 되고 어려운 일일수록 자신이 앞장서면서 전적인 책임을 기관장이 져야만 하고, 무슨 공이 있으면 모두 소속 인원에게 돌려야만 된다는 것도 배웠다.
장정 2. 202p

그러나 나는 내 자신을 자꾸만 성찰하였다. 나는 과연 그 동안 열심히 살았는가?
내 나이 스물여덟인데 이 시대에 태어난 대한민국의 남아로서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일을 했는가? 한 시간 한 시간이 쌓인 것이 나의 일생이 될 것인데 매시간을 헛되이 보낸 일은 없는가? 나는 다지고 또 다졌다. 나는 일생에 대한 정밀한 설계도를 그려놓고 벽돌 한 장 한 장을 옮게 쌓고 있는가? 나는 지나간 날과 앞으로의 생을 곰곰히 생각하면서 각오를 더욱 굳게 하였다.